
그대의 앞날은 그리하여 복될 것이니
대삼림 도라지
오늘은 몇십 년 만에 별똥별이 많이 떨어지는 날이라고 인터넷기사를 보았다. 짧은 시간 동안 수두룩하게 떨어지는 장면을 볼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간간이 긴 꼬리를 남기며 하늘을 긋는 모습은 커튼만 들쳐도 눈에 들어왔다.
‘떨어지는 별똥별에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하던데.’
잠깐 쉴까 싶어 작업하던 원고를 두고 코코아가 든 머그잔을 든 채 창가로 다가갔다. 손바닥으로 감싸니 따듯한 온기가 전해져온다. 하늘은 그곳과 같은 남보라색이지만 수놓아진 별의 개수가 달랐다. 정말 쏟아지는 별똥별도 직접 보았었으니, 이곳의 밤하늘은 안타깝게도 크게 와 닿지 못했다. 코코아의 달콤함을 입에 머금으며 조용히 눈을 감아보았다.
‘다들 잘 지내고 있을까.’
가끔 드리우는 그리움이다.
* * *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새벽에 눈이 떠진 건 우연은 아니었다. 비몽사몽 무거운 몸을 일으키니 방문 너머로 작은 말소리가 들렸다. 부모님은 해외 일정 때문에 떠나신 지 이제 이틀째로, 적어도 2주는 한국으로 돌아올 일이 없으셨다. 그렇다면 이 말소리는 누구인가. 철렁하는 심장과 함께 졸리던 정신이 확 돌아왔다. 다급히 휴대전화를 찾아 경찰에 신고부터 넣었다. 출동할 테니 방문을 잠그고 있으라는 경찰의 지시에 침대에서 내려와 천천히 이동했다. 보조장치를 착용하지 않았으나 무사히 문까지 도착해 잠금장치를 잡았다. 가까워지자 들리는 말소리가 한 명이 아닌 데다가 한국어가 아니다. 속으로 욕을 읊조리던 찰나 무언가 이상함에 움직임을 멈추었다. 다시 들으니 저 외국어를 분명 알아들을 수 있었다.
“……으, 너무 무턱대고 온 거 아닙니까요?”
“아까부터 말하지만 이제 와서 그런 말 해 봤자 늦었어. 너는 그렇게 노래를 부르던 놈이 막상 오니까 왜 그러냐?”
“둘 다 조용히 하십시오. 그분부터 찾는 게 우선입니다.”
대화를 듣고 나자, 아까와는 다른 의미로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익숙하고 익숙하던 목소리들이었다. 생과 사를 함께한 등을 맞댄 동료의 목소리다. 하지만 어떻게? 혼란스러움도 있었지만 그보다 벅차오름이 더욱 컸기에 잠그려던 문을 도리어 벌컥 열어버렸다. 어둠 속에서도 붉은 머리칼은 빛을 잃지 않았다. 흠칫 놀라 경계 태세에 들어간 이들을 향해 슬며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인퀴지터.”
“모험가, 이십니까?”
얕게 두어 번 고개를 끄덕이니 다들 놀란 눈으로 이쪽을 바라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