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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타타
에드니엄의 작은 필경사
치마와는 남들에겐 절대 말하지 않을 비밀 하나가 있었다. 그러니까, 자크라티가 전부 해방된 지금에 와서도 평생, 뱃사람 답게 물에 빠져죽을 때까지도 뱃속에 삼키고만 있을 비밀이.
그는 내통자였다.
아무렴, 그는 장미와도 같은 아름다움을 가진 자였다. 아무리 해적이라 한들 그가 달리 누구와 뒤에서 손장난을 하고 있는지는 눈치도 채지 못했을 것이다. 다른 해적들에게 세력이 있고, 힘이 있고, 수완이 있었다면, 그에게는 그 누구도 따라잡지 못할 미가 있었으므로.
어쩌면 몬타타에 그자가 도달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자신이 맡은 일을 충실히 해냈을 것이다. 어느새 곁에 가시가 드리운 지도 모른 채 제 형제자매들을 옭아맸겠지.
그는 그 모든 걸 후회했다. 받아들일 때도, 지금도 여전히.
자신들이 편해질 수 있다는 공수표 하나를 믿고 안개 저편에 숨은 채 빤빤하게 얼굴만 들이밀던 것이….
그는 그때 본 기사의 안대를 닮은 붉은 꽃을 가만히 본다. 어느새 이만큼 피어났구나.
당신도 그만큼 피어나 있었기 때문에 나는 내 입을 스스로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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